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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는 방법: Z세대가 직접 떠먹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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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Z세대의 등장

출처: 오픈애즈
‘사회적 가치를 담은 제품 판매’라는 소셜벤처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이 어쩌면 지금의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이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과 소신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다.
이들은 자신이 소비하려는 제품이 환경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윤리적인 방식에 따라 생산되었는지 관심을 가진다. 또한 기업의 가치가 자신들의 신념과 부합한다고 생각하면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고, 가치와 어긋난다고 생각하면 불매로서 응징하는 소비 행태를 보이며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금만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페미니즘이 사회적 헤게모니로 급부상한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페미는 돈이 된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다. 올바른 가치관과 진정성이 담긴 브랜드만이 앞으로 살아남게 된다는 것을 말이다.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트렌드를 의식한 듯 각종 브랜드에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을 벌이는 것을 보게 된다. 결과는 딱 두 가지이다. 없던 사랑까지 몽땅 받는 브랜드가 되거나, 불매 리스트에 올라가거나.
불매 리스트에 올라가는 브랜드의 공통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성인지감수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2.
회사 내부에 어긋난 시각을 검증할 사람이 없다.
그러니 시대착오적인 콘텐츠가 누군가의 반려 없이, 또는 누군가의 지지를 받아 세상에 나오게 되는 것이다.

나트라케어 vs 썸띵뉴 초콜릿

여기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생리'라는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 마케팅을 했지만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 두 사례가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생리를 생리라고 부른 광고'로 이슈가 되었던 나트라케어의 광고와 여성혐오로 논란을 빚었던 ‘썸띵뉴 생리통 완화 초콜릿'이다.
나트라케어와 썸띵뉴 초콜릿 모두 가치를 소비하는 20대 여성을 타겟층으로 잡고 마케팅을 진행했다. 나트라케어는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고객의 신념을 지지하는 길을 택했고, 썸띵뉴 초콜릿은 신념을 마케팅 수단으로 소비하는 길을 택했다.

| 나트라케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 그것 또한 너의 선택”

나트라케어는 영국의 환경운동가이자 여성운동가인 수지 휴슨(Susie Hewson)에 의해 개발된 생리대 브랜드이다. 이 브랜드의 광고가 20대 여성에게 환호를 받은 이유는 생리대 광고 클리셰의 전복에 있다.
생리대 광고에는 빠질 수 없는 법칙 같은 것이 있었다. 꼭 흰 원피스나 흰 바지를 입고 여기저기 쏘다니며 마치 일급 비밀처럼 조심스럽게 ‘그날' 이라고 말한다. 한걸음 나아가 목화솜을 타고 둥둥 날아다니기까지 한다. 마지막으로 파란 피가 생리대에 쏙 흡수되는 장면까지 보여주면 화룡점정.
이런 장면들은 모두 생리대의 순수함, 무해함, 청결함을 강조하기 위해 광고가 사용해온 이미지다. 아이러니한 것은 생리대의 무해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모델에게 흰 원피스를 입히고, 소위 ‘아무것도 몰라요~’ 표정을 짓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트라케어는 지금까지의 생리대 광고 법칙에 반기를 들었다.
가뜩이나 짜증 나 죽겠는데 이래라 저래라야
기존 생리대 광고의 문법을 사용하지만, 여성들의 표정은 어딘가 불편하고 불쾌해 보인다. 그리곤 이렇게 말한다. “그 날이 도대체 뭔데?”, ”아프고 신경질 나", “뭘 입어도 불안해", “아무것도 하기 싫어. 그게 생리야."
기존 생리대 광고는 생리기간 중 모호한 이미지와 행동을 앞세워 자신감이라 칭하며 무언가 행동하는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나트라케어는 생리 기간 중 모든 여성이 겪는 불편함과 불안함에 공감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또한 생리를 생리라고 부르지 못하는 허울뿐인 자신감이 아닌, 자신의 불편함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여성상을 그렸다는 점에서 20대 여성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Do something, Do nothing〉 캠페인은 (https://www.youtube.com/watch?v=KR6B0pxoNz4) 유튜브 광고 조회수 1,300만 뷰, 좋아요 9,700여 개를 받으며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캠페인 광고에 감명받은 고객은 앞으로 단지 나트라케어가 발암물질 생리대의 대체품이기 때문에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사용하는 여성의 건강과 고통을 공감하는 나트라케어의 브랜드 철학이 마음에 들어 제품을 애용하게 될 것이다. 나트라케어의 사례는 캠페인이 브랜드 로얄티 상승으로 이어진 좋은 브랜딩 프로젝트라 볼 수 있다.

| 썸띵뉴 초콜릿 “Less grumpy, more happy”

“덜 심술맞게, 더 행복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생리통 완화 초콜릿을 판매한 썸띵뉴 초콜릿. 제품이 탄생하기 까지의 맥락은 나트라케어 생리대 광고와 비슷하다. 해당 브랜드는 생리통 약이 몸에 맞지 않는 여성이나, 약에 거부감이 드는 여성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되고 싶다며 썸띵뉴 초콜릿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썸띵뉴 초콜릿은 여성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았고 판매 중지된 상태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여성의 고통을 단순히 사업 아이템으로서 활용한 것이다. 이는 부족한 성인지감수성에서 나온다. 또한 썸띵뉴 초콜릿의 ⟨Don’t be shy little flower⟩ 캠페인 문구는 불매리스트에 올라갈 다음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
(1) ‘성인지감수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생리는 여성이 되어가는 과정'이며 '언젠가 보상받을 것'이란 표현은 여성의 고통과 불편을 이해하지 않고 타자화한 문장이며, 지금의 고통을 견디고 언젠가 받는 보상이 임신을 말하는 것이라면 그것 또한 지극히 남성중심적 시선에서 나온 발상이다. 또한 여성의 고통을 ‘심술맞음'으로 축소하는 슬로건을 내건 것 또한 이들의 감수성이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반증한다.
(2) 회사 내부에 어긋난 시각을 검증할 사람이 없다 썸띵뉴 초콜릿은 지극히 여성적인 카테고리의 제품을 판매했다. 하지만 막상 여성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문제가 되는 워딩을 검열할 인사이트는 부족했다. 부족한 성인지 감수성은 브랜드의 로열티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소이다.
해당 사례를 보며 ‘이게 왜 틀린 말이야? 프로불편러들이나 이렇게 생각하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20대 여성을 타겟으로 사업이나 브랜드 마케팅을 할 생각은 고이 접어두었으면 한다. 당신도 썸띵뉴 초콜릿과 같은 결말을 보게 될테니까.

20대 여성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는 방법

간단하다.
첫째, 고객이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둘째, 고객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셋째, 그러기 위해서 페미니즘을 공부한다.
페미니즘이란 단어만 들어도 면역반응이 나타나는 사람이 많다. 왜 고객의 눈에서, 고객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라고 강조하면서 여성혐오, 페미니즘 이야기만 시야가 흐려지는 걸까?
그중에서도 20대 여성 고객과 페미니스트(a.k.a 프로불편러)들을 분리해서 보려고 하는 것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다. “제품을 구매하는 착하고 정상적인 고객만 우리 고객이고, 여혐이라고 비판하는 고객은 애초에 살 생각도 없는 꼴페미다.” 라는 식의 사고방식 말이다. 먼저 색안경을 끼고 재단하려는 태도를 지양하라.
나이키 캠페인 ⟨너라는 위대함을 믿어⟩
가치 소비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사는 것이 아닌 브랜드의 철학을 사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소비를 즐기는 20대 고객은 다른 세대보다 더욱 예민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다. 또한 자신의 신념을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하려는지, 아니면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20대 여성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여성 고객이 어떤 맥락에서 불편한 감정을 이야기하는지 편견 없이 듣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 다음은 공부다. 페미니즘은 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방법을 기르는 수단이다. 여성들이 공유하는 신념과 깊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트라케어, 나이키, 스텔라 등의 글로벌 브랜드에서 페미니즘적인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을 시도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히 PC함(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을 챙기는 것이 사회적 트렌드이기 때문일까? 아니다. 그것이 고객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글쓴이 고유진 소셜벤처 마리몬드에서 3년간 위로와 공감 커뮤니티 ⟨마리레터⟩를 디자인하고 운영했다. 현재는 퇴사 후 그림과 글을 쓰며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kko.yjin
책임편집. 이예연
편집. 최지영, 노윤재, 김현중, 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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