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디소 인사이드 01] 이아리 디자이너, 〈카페, 진정성 x LINE FRIENDS 밀크티 패키지〉 프로젝트 인터뷰

카테고리
인터뷰
인터뷰어: 김수영, 이예연 현장 촬영: 이예연 사진제공: 이아리
안녕하세요, ‘페디소 인사이드’의 김수영, 이예연입니다. ‘페디소 인사이드'는 FDSC(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 클럽)의 회원을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 단위의 인터뷰 입니다. FDSC는 그간 SNS채널을 통해 ‘페미니스트 디자이너를 소개합니다(이하 페디소)’라는 제목으로 회원님들을 소개해왔는데요. 페디소를 포함한 다른 매체에서 디자이너의 프로필과 몇개의 포트폴리오를 통한 소개가 중심이었다면, 저희는 디자이너가 진행한 하나의 프로젝트를 집중 분석해보고 싶었습니다.
실제 작업 이미지와 이미지 생성 과정에 대해 깊이 있게 설명하면서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궁금한 전반적인 실무, 작업자의 미감, 작업 과정, 방식을 전달하는 콘텐츠가 되었으면 합니다.
‘페디소 인사이드' 첫번째 주인공은 스튜디오 바톤의 공동대표인 이아리 디자이너 입니다.
실제 완성된 프로젝트 결과물과 설명 중인 이아리 디자이너.
Q. <카페, 진정성 x LINE FRIENDS 밀크티 패키지> 프로젝트의 전체 과정이 궁금하다. 소요 기간과 피드백 주기 등 구체적인 일정은 어떻게 흘러갔나?
이아리 디자이너 (이하 이) : LINE FRIENDS에서 협업 대상으로 ‘카페, 진정성’과 컨택을 했고, ‘카페, 진정성’에서 우리에게 연락을 해왔다. 다른 동료와 아는 사이이기도 했고, 지금까지는 ‘카페, 진정성’ 내부에서 직접 디자인을 했지만 콜라보 제품이기도 해서 브랜드를 잘 이해하는 전문적인 업체가 필요했다고. 첫 미팅은 2월 말쯤 이루어졌고 5월 초에 납품하여 총 10주의 시간이 소요됐고 인쇄용 최종 파일을 넘기기까지 총 8번의 메일이 오갔다. 협업 제품이라 LINE FRIENDS와 ‘카페, 진정성’이라는 두 주체의 표현 방법 등에 대해 논의하는 데에 3~4주를 할애, 초반에는 느슨히 진행되다가 시안이 확정된 후 5주차가 넘어서면서 속도가 붙었다.
Q. 패키지 디자인은 안내사항, 필수 명시사항이 있어 원고 정리가 더 중요할 것 같은데 들어간 문구(원고)가 잘 준비되어 모두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이: 그런 일을 지금까지 일어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웃음). 최초 시안은 ‘카페, 진정성’에서 러프하게 정리해준 원고를 바탕으로 진행했다. LINE FRIENDS와의 협업을 시각적으로 어떻게 보여주어야 할지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데 시간이 꽤 걸렸고 최종으로는 “카페, 진정성 x LINE FRIENDS”로 결정이 되었다. 단순 텍스트이지만 LINE FRIENDS가 먼저 나와야 하는지 ‘카페, 진정성’이 먼저 나와야 하는지, 많이 사용하는 x(콜라보)의 표시도 세심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Q. ‘카페, 진정성’의 밀크티 맛은 유명해서 잘 알고 있다. 캐릭터 굿즈로 유명한 LINE FRIENDS와 카페, 진정성의 콜라보?!하며 의외라고 생각했는데 기획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물어보고 싶다. 병 밀크티 외에 ‘키트' 제품을 추가한 이유가 있는지?
이: 유리병에 판매되는 300ml 밀크티가 ‘카페, 진정성’의 시그니쳐 상품이지만 판매가 이루어지는 라인 프렌즈 스토어에는 국내 고객 뿐만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편이어서 유통기한을 고려해 선물용 혹은 일정 기간 후에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키트 제품이 새롭게 기획되었다. 선물하기에도 좋고 직접 만들어보기에도 좋은 키트 떠올렸고, ‘카페, 진정성’측에서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처음으로 영문 레서피를 마련하게 되었다고 한다.
밀크티 키트의 레서피
Q. 그렇다면 LINE FRIENDS와 ‘카페, 진정성’ 그리고 바톤. 이렇게 세 주체가 함께 하는 프로젝트에서 시안의 채택과 관여 과정 또한 궁금하다.
이: LINE FRIENDS는 내부 디자이너가 있기도 하고, 이해관계자가 많아 까다로운 작업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긴 했지만 캐릭터 라이선스와 관련된 큰 가이드만 지키는 선에서 자유롭게 진행되었다.
LINE FRIENDS 디자인팀에서도 ‘카페, 진정성’의 깔끔하고 간결한 브랜드 톤을 이해하고 있어 그 결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사용할 수 있을 법한 단순한 그림체의 캐릭터 개발 문서도 가져와 도움을 주시기도 했다.
다만, 캐릭터 가이드라인이 LINE FRIENDS 캐릭터, copyright 표기 등 아주 촘촘하게 짜여있었기 때문에 시안 적용 시 라이선스 이슈가 가장 많았고, 그 외의 디자인 요소들은 ‘카페, 진정성’과 바톤 사이에서 협의가 된 시안을 LINE FRIENDS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거의 통보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수월했고 초반부터 ‘카페, 진정성’의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가 일치해 90%이상 긍정적으로 봐주셨다.
Q. LINE FRIEND와 ‘카페, 진정성’ 두 회사의 콜라보에서 무엇이 더 드러나야 한다는 우선순위가 있어야 했나? 아니면 “이것만은 안된다” 같은 제한사항이 있었는지?
이: 앞서 말한 LINE FRIENDS측에서 제공하는 캐릭터 사용 가이드라인 규정이 굉장히 엄격하다. 매년 업데이트 되는 사항들이 있는데 우리는 2019년 버전을 따랐다. LINE FRIENDS 캐릭터를 리서치하며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귀여운 코니 그림이 있어 시안에 반영해보고 싶었는데 옛날 버전의 코니라 사용할 수가 없었다. 캐릭터에 사용하는 컬러 및 선 두께는 물론이고 캐릭터간 사이즈 비율이라던지, 캐릭터와 함께 등장할 수 없는 것, 보조적으로 쓸 수 있는 아이템 등이 설정되어있는 점 등 굉장히 디테일하게 설정되어있었다. 제한이 컸지만 한편으로 디테일한 가이드 규정을 보는게 재미있었다. 이 규정을 준수하면서 ‘카페, 진정성’을 녹이는 것 또한 새로운 시도이자 재미요소였다.
Q. 패키지 시안은 총 몇종이 제안 되었나?
이: 밀크티 키트로 라벨 3종, 박스 4종, 음용 레시피 5종을, 300ml 병음료 라벨 4종을 제안했다. 시안 작업을 진행하기전에 OT미팅에서 바톤이 이해하고 가져갔으면 하는 ‘카페, 진정성’의 톤앤매너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였고 동의가 이루어졌다. 당시에 박스 제작방식이나 키트의 구성 등도 미리 논의했는데 마침 바톤이 준비해 간 코너링 패키지 레퍼런스와 ‘카페, 진정성’측에서 가져온 박스가 같은 것이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 싶을정도!
순조로웠던 OT미팅을 바탕으로 세 가지안이 제안되었는데 초기에 방향설정이 굉장히 빠르게 결정이 된 편이라 서로 다 다른 톤앤매너의 A, B, C안이 아닌 정답같은 느낌으로 A, A-1, A-2안이 제안되었다. 첫 시안을 공유하고 채택된 이후로는 표기법 이슈로 인해서 부분적인 문구수정이 계속 이루어졌다.
OT 미팅 자료_ concept board
Q. LINE FRIENDS는 디자인에서 캐릭터의 표정, 동작의 유쾌함을 단순하게 적용하는 방식을 유지하는데 여기에 ‘카페, 진정성’을 녹이려는 시도는 무엇이고 어떻게 적용이 된건지 궁금하다.
이: 3차 제안에서 이목구비가 없는 브라운과 코니 캐릭터를 외곽만 따서 형압으로 누르는 후가공 방식의 디자인으로 제안했는데 이 또한 캐릭터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아서 탈락되었다. 이처럼 ‘카페, 진정성’이 지금까지 쌓아온 브랜드 색에 맞게 최대한 절제된, 간결하면서도 단정한 느낌을 담고 싶었다. 그래서 캐릭터 외에 패키지 제작 방식도 고민을 많이 했다. 키트 상자에 인쇄없이 압으로 처리된 그래픽과 텍스트, 두꺼운 보드지를 연결해 코너에 스템플러 처리를 한 방식이 그 결과이다.
1_ Kit label / 2_ 300ml label
3_ Kit Package / 4_ Final
(1, 2, 3) 패키지 디자인 시안 중 일부
(4) 최종 결과물과 비교해보면 캐릭터의 크기, 색상, 먹의 명도, 제품명 등의 차이점을 볼 수 있다.
Q. 이 향초 박스 즉, 코너스티치 상자는 일본에서 자주 볼수 있고 국내에서 쉽게 제작할 수 없는 방식이라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실현한 것인가?
이: FDSC 슬랙 지식인 채널에도 글을 올려보고 수소문하느라 고생을 좀 했다. 열심히 발품을 팔아 제작이 가능한 업체를 찾을 수 있었다. 직접 제작 업체와 컨택한 것은 아니고 예인미술을 통해 진행하였다. 담당자 분도 생소한 방식이라 기계가 궁금했지만 회사 기밀이라며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셨다고..(웃음) 샘플 박스를 한번 제작하려면 10일씩 걸려 이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그렇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 좋은 인쇄소와 거래 할 수 있게 되었고, 담당 차장님이 굉장히 꼼꼼하고 디테일에 강하신 분이었다. 이번 패키지에서 동판으로 형압 진행을 원한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런 방식으로하면 블러처리된 것 처럼 흐리게 나올수 있다는 의견을 주셨고 조각으로 형압을 찍을것을 권해주셨다. 예산이 세배 이상 차이가 났지만 퀄리티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서 차장님 의견을 따라 진행했다. 공장 컨트롤도 잘 해주셨고 제작 예산 관련해서도 가견적서를 요청드리면 수량과 예산을 따져 종이 제안을 섬세하게 잘 해주신다.
제작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박스를 여닫을 때 약간 걸리게 되는데 이는 코너링에 쓰인 스템플러 심 때문이다. 박스 외경과 내경 사이즈를 조절해 한번에 열리도록 제작하고 싶었으나, 상자가 유리병의 무게를 감당해야 되기 때문에 오히려 바로 열리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어 최선의 결정이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박스의 여닫음을 설명 중인 이아리 디자이너.
Q. 패키지 박스에 쓰인 종이가 견고하고 좋아보인다. 무슨 종이를 사용했는지 물어보아도 될까?
이: 기본 밀크티 패키지에 쓰인 회색 종이는 ‘원방제지’의 원방보드 1000g 이고 스트로베리 밀크티에 쓰인 흰색 보드는 ‘대하제지’ 대하보드 1000g이다.
코너 스티치 방식 박스의 샘플들. 스템플러 심이 중간과 하단에 위치하는 등, 패키지로서의 기능과 미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이 느껴졌다.
Q. LINE FRIENDS는 자칭, 타칭(?) ‘대기업'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큰 기업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낀 장점과 단점을 솔직하게 듣고 싶다.
이: 이 프로젝트는 대기업인 LINE FRIENDS외에 ‘카페, 진정성’도 함께 투입된 프로젝트라는 특수성이 있었다. ‘카페, 진정성’과의 작업에서의 장점은 브랜딩에 대한 이해와 철학이 탄탄했고 그로인해 추진력과 결정력이 뛰어나 과정이 수월하고 빨랐다. 다만 LINE FRIENDS - ‘카페, 진정성’ - 바톤의 구조 안에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많아진 점은 단점으로 꼽을수 있다.
LINE FRIENDS의 경우 확실히 대기업이다보니 시스템화가 잘 되어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시스템은 경우에 따라 장점이자 단점이 되기도 하는데 LINE FRIENDS의 결재 시스템이 복잡한 점은 다소 단점이었다. 뚜렷한 장점은 프로젝트의 담당자들의 굉장히 프로페셔널하고 나이스했다. 태도에서 오는 감동이랄까? 일을 잘 진행시키는 수월함이 남다르다. 디자인 이해도가 떨어지는 클라이언트와 일하다보면 진행 자체에서 혹은 피드백 과정에서 삐그덕 거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프로젝트는 그런 부분이 전혀 없었다. ‘전문성이 있는 사람들과 일하는 것은 이렇게나 쾌적한 일이군, 역시 큰 일을 해야해’ 라는 생각이 들정도였으니까. 더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렇게 된다면 계속해서 프로페셔널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지니까.
Q. 프로젝트마다 이전의 경험들 덕분에 수월했던 부분이 있을테고, 난생 처음 겪어본 상황도 있을텐데. 이번 프로젝트는 어땠나?
이: 이번 프로젝트는 과제가 명확했기 때문에 그 지점이 수월했다. 내가 생각하는, 그리고 앞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여겼던 ‘카페, 진정성’의 톤앤매너와 ‘카페, 진정성’이 이해하고 있는 톤앤매너가 잘 일치했다.
패키지 작업이 처음이라 어려우면서도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졌다.
Q. 브랜딩 프로젝트에서 톤앤매너 설정과 설득 과정이 궁금하다. 초기 제안에서 톤앤매너를 제시할 때 리서치를 통해서 잡는 편인가? 아니면 본능적인 감각을 토대를 역으로 설득을 위한 설명을 만들어가는 편인가?
이: 이번 ‘카페, 진정성’ X LINE FRIENDS 프로젝트는 앞서 말했다시피 방향이 명확히 공유되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리서치로 새로운 톤앤매너를 형성하거나 설득하는 과정은 없었다. 다만 ‘카페, 진정성’의 톤이 너무 정확했기 때문에 오롯이 그 결로만 나오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왜냐하면 LINE FRIENDS라는 새로운 브랜드가 함께 하는 것이기에 조금 다르게 보여야 주목도도 올라가고 그래야 판매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코너스티치 박스 제작방식이었다. 또, 박스에 담기는 이미지도 인쇄로 할 수 있었겠지만 다른 차별화를 위해서 형압으로 진행했다. 이렇게 명확한 톤앤매너 설정이 토대가 된 후에 ‘다름'을 주기 위한 방식은 직감이었으니 이 부분은 역으로 설명했다고 할 수 있겠다.
Q. 바톤에서는 디자이너가 프로젝트 전체 진행을 위한 PM(Project Manager)역할을 맡는 편인가?
이: PM은 한명의 기획자로 정해져 있다. 이런 방식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실무만 맡아하는 프로세스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PM과 함께 진행을 하면 시간관리도 명확하고 피드백에 필터링 과정이 있어 수월하지만 한편으로 담당 디자이너가 클라이언트와 직접 소통할때 풀리는 것들이 분명히 있는데 직접적인 소통을 할 수 없어 아쉬운 부분도 있다. 나의 판단과 기준으로 디자인을 할 수 있을 때 좋다고 느낀다. 또 애정을 많이 담고 작업하게 되는 프로젝트일수록 훨씬 시너지가 큰 것 같다. 작년 하반기부터 바톤에서 진행하는 브랜딩 프로젝트는 내가 PM역할까지 함께하고 있다.
Q. 이번 프로젝트는 프로패셔널한 분들과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되었다면, 매 프로젝트가 이번과 같지는 않을텐데 힘든 시간이 닥쳐오면 이아리 디자이너만의 타계 방식이 있나?
이: 안좋은 방식일 수 있는데... 외면하기?(웃음) 한 곳에 매몰되지 않고 환기시키기. 내가 정말 잘하는 것 중에 하나가 있는데 정말 바쁜 가운데 망중한을 느끼는 것이다. 최근에 트위터에서 본 좋은 방법은 번역가이신 ‘김명남’님의 일하는 방식이다. 그 분은 40분 일하고 20분 쉬며 일하는데, 그것을 한 루틴으로 정해서 이 루틴을 얼마나 반복할 수 있는지 자신의 하루 업무량을 측정해 보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30분 일하고 10분 쉬기 또는 45분 일하고 15분 쉬기 정도이더라. 이렇게 나의 숫자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잠깐 쉴때는 자리에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거나 사무실의 식물을 돌보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또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라 일하는 시간 외에 최근에는 클라이밍을 하고 있고, 집까지 걸어서 퇴근하는 경우도 있다.
Q. 프로젝트가 끝나고 돌아보니 벌어들인 수익(디자인 비용)에 만족하는 쪽인지?
이: 불만족! 돈만 본다면 이 프로젝트는 안했을 것이다. 뜯어보면 ‘카페, 진정성’과 LINE FRIENDS의 계약이고 ‘카페, 진정성’에서 우리에게 페이를 지급해주는 구조였기 때문에 바톤이 받는 디자인 금액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앞으로 가져올 수 있는 일들이 예상이 되었고, 가능성을 보고 착수하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를 발판 삼아 통합브랜딩이나 패키징 일을 해보고 싶었다. 이렇게 본격적인 패키지 작업은 처음이었고 그 시작으로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프로젝트를 공개한 이후로 그동안 연결지점이 없는 곳에서 바톤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통합브랜딩 의뢰가 연달아서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패키지 작업이 생소해서 클라이언트의 규모와는 상관없이 이러한 규모의 패키지 프로젝트는 단가가 어느정도인지 감을 잡는게 어려웠다. 디자인피와 제작금액을 별도로 산정했고 제작금액은 그동안 제작을 많이 경험해본 카페, 진정성에서 개당 단가를 계획해 주었다. 다행히 그 단가에 맞춰 제작할 수 있었다.
Q. 이 상품이 판매되면서 얼마의 이익이 남는지 공유도 되었나? 다른 디자이너와의 인터뷰에서 크리에이티브를 통한 판매수익이 굉장히 큰데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받은 디자인금액이 너무 적다는 것을 알고 허무했다는 일화를 들었다. 디자이너가 판매수익과 단가를 투명하게 안다면 디자인피를 정당하게 제시하고 또는 ‘나 이정도 사람이야' 하고 자랑을 하거나 조직 내에서 연봉협상에 도움이 될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 이 프로젝트는 계약 주체가 ‘카페, 진정성’과 LINE FRIENDS였기 때문에 판매 수익까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패키지 제작 단가는 1900원선 정도였다. 프로젝트와는 별개로 돈이 사실 굉장히 큰 동기부여가 되곤 한다(웃음). 이 프로젝트와는 별개로 바톤에서 진행한 웹사이트의 경우, 디자이너-PM-개발자 3명이 한 팀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픽이나 브랜딩의 경우는 한명의 디자이너가 진행하다보니 가끔 지금까지 내가 했던 브랜딩 프로젝트의 수익을 합산해 보고 있다. 그럴때 뿌듯해지기도하고 큰 동기부여도 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수익이 아닌 가능성을 봤던 케이스고, 바톤의 브랜딩 프로젝트 전반 수익을 놓고 보았을때는 만족하는 편이다.
Q. 이야기를 나눠보니 밀크티 패키지 프로젝트의 디자인으로 스튜디오 바톤이 선택된 이유가 이해된다. 인터뷰를 마치며 미래의 클라이언트에게 스튜디오 바톤을 홍보 한다면?
이: 스튜디오 바톤은 브랜드를 새롭게 만들거나 더 좋은 브랜드로 성장하길 원하시는 분들, 그리고 브랜드의 방향과 확장성에 대해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찾아주시면 좋겠다. 광고대행사 아트디렉터 5년차를 지나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게 된지 6년차에 접어들었고 이제 좀 디자인에 대해 알겠다 싶은 느낌이 든다. 더불어 작년 하반기에 새멤버가 합류하고 나서 디자인 스튜디오로서 2막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고, 멤버의 합이 굉장히 좋다고 자부하기 때문에 일을 잘 하고, 잘 할 수 있다고 말씀 드릴 수 있다. 최근들어 나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자랑할 것이 있으면 꼼꼼하게 잘 정리해서 많이 자랑하고 싶고, 실제로 실천 중에 있다.
최종 결과물 (촬영: 이아리)
스튜디오 바톤 홈페이지: https://ba-ton.kr/
게시. 이예연
FDSC에서 발행한 다양한 글이 보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