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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딱뚝딱 1] 편법과 불법의 경계, 비교견적서 제출 관행 뜯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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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법적 갈등·분쟁 사연들과 서유경 변호사의 전문적인 조언이 담긴 기사 시리즈입니다.
1편 편법과 불법의 경계, 비교견적서 제출 관행 뜯어보기
2편 계약서 작성의 첫 걸음: 함께 만들어가는 계약 과정 바로가기
3편 체크리스트로 살펴보는 해외 계약 이모저모 바로가기

1편 공공기관 편법 계약 편

편법과 불법의 경계, 비교견적서 제출 관행 뜯어보기

공공기관과 일하면서 다양한 편법 계약의 관행들을 경험하게 된 디자이너 A씨. 어느 한 쪽만 좋자고 하는 건 아니고 다 이유가 있는 편법이기는 한데, 이렇게 일해도 정말 괜찮은 걸까?
공공기관과의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가짜 비교견적서를 만들어 제출한 디자이너 A씨의 사연을 바탕으로 비교견적서 제출 관행의 문제점을 살펴봅니다. 그리고 디자인 업계의 이러한 부조리한 비교견적서 관행을 어떻게 하면 개선해나갈 수 있을지 ‘아르테코 리걸’을 운영하는 서유경 변호사의 제안을 들어봅니다.
비교견적서란? 같은 물품에 대한 서로 다른 업체의 규격, 단가, 수량, 제작기간 등을 한 번에 비교해볼 수 있도록 견적을 정리한 문서.
A씨의 사연
갓 사업을 시작한 디자이너 A씨는 처음으로 한 공공기관으로부터 전시 도록 제작을 의뢰받았다. 공공기관 측은 A씨의 포트폴리오를 마음에 들어했고 A씨와 꼭 계약을 맺고 싶다고 말했지만, 계약 성사를 위해서는 비교견적서라는 서류가 필요하다고 요청해왔다. 비교견적서가 무엇인지 몰랐던 A씨가 찾아보니, 같은 물품에 대한 서로 다른 업체의 규격, 단가, 제작기간 등을 한 번에 비교해볼 수 있게끔 견적을 정리해둔 문서라고 한다.
하지만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A씨로서는 경쟁자나 마찬가지인 다른 디자이너들의 견적서를 구할 방도가 없었다. 인터넷에 관련 글을 검색해 봐도, 경쟁업체의 견적이나 시장가격을 실제로 조사해서 비교견적서를 제출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했다. 결국 A씨는 동료 디자이너 B씨에게 부탁해 가짜 비교견적서를 만들어 공공기관에 제출했고, 이를 바탕으로 계약을 성사시켰다.
처음으로 공공기관에 납품 계약을 맺은 것인데, 벌써부터 뭔가 편법을 저지른 기분이 들어서 A씨는 마음이 매우 불편하다. 그런데 동료 디자이너 B씨의 말에 따르면, 가짜 비교견적서를 제출하는 것은 생각보다 흔하게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는 일이며, 이외에도 공공기관과 일할 때 편법과 불법의 경계를 오가는 불편한 관행들이 한두 가지가 아닐 거라고 한다. 이러한 잘못된 관행의 사례로는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아무리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라지만, 이렇게 가짜 비교견적서를 제출해도 괜찮은 걸까?
서유경 변호사의 답변

편법인 듯 편법 아닌 편법 같은 불법

디자이너 A씨의 사례를 살펴보면, 해당 사업에서 ‘편법인 듯 편법 아닌 편법 같은 불법’과 ‘불법인 듯 불법 아닌 불법 같은 편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디자인 업체의 일상적인 업무과정이 종종 불투명한 관행이란 이름으로 다양한 편법과 불법의 위험에 노출이 되어 있기도 합니다. 설령 ‘이게 맞는 거야?’하고 의문이 들어도, 공공기관 등 발주기관이나 동료 디자이너들에게 디자이너 개인이 쉽사리 문제제기를 하기 어렵지요.
 

다른 업체의 견적서를 우리 업체가 제출해야 한다고?

국가기관이나 지자체 또는 공공기관 등(이하 “공공기관 등”이라 약칭합니다)이 발주기관이 되어서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수주처에게 “비교견적서 가지고 오세요.”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단 디자인 업체들에게만 요구하는 것일까요? 딱히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조금만 검색해보더라도 ‘도대체 경쟁업체의 비교견적서를 어떻게 구하나요?’, ‘발주처에서 해야할 일을 떠넘기는 것 아닌가요?’라고 하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공공기관 등에서는 현재의 관행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업무 효율성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만일 수주처에서 눈치껏 알아서 해오지 않으면 업무에 비협조적이라는 눈치를 보내기도 하고, 융통성이 없다고도 하지요. 그런데 발주처의 수주처에 대한 이러한 비교견적서 요구는 본질적으로 부조리한 게 맞아요. 수주처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합니다.
수의계약이란? 경쟁업체와의 비교를 통하지 않고 임의로 적당한 상대자를 선정하여 체결하는 계약.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체결하는 모든 계약은 경쟁계약의 방법을 취하는 것이 원칙이나, 수의계약은 그 원칙에 대한 예외가 됨.

비교견적서란 무엇일까?

상식적으로 우리 업체에서 제출할 수 있는 서류는 우리 업체의 견적서 밖에 없습니다. 우리 업체에서 다른 업체의 견적서를 써줄 수는 없어요. 다른 업체에서도 자기들이 수주할 것도 아닌데 굳이 기꺼운 마음으로 견적서를 써서 공공기관 등에게 제출하고 싶어하지는 않지요.
그렇다면 비교견적서란 대체 무엇일까요? 비교견적서란 같은 물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서로 다른 업체의 단가, 수량, 규격, 제작기간 등을 한 번에 비교해볼 수 있도록 견적을 정리한 문서를 말합니다.
이때, 비교견적서의 ‘비교’라는 말은 누구를 주체로 하는 것일까요? 사실 이 말은 수주처에서 다른 업체의 금액과 자기 업체의 금액을 비교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발주처에서 여러 업체의 금액을 두고 비교하는 문건이란 뜻입니다. 즉, 논리적으로 볼 때 ‘비교’를 하는 주체는 발주처이고, ‘비교’의 실익도 발주처에게 온전히 귀속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공공기관 등에서는 언제,  왜 비교견적서를 구비해야 하는 것일까요? 바로 수의계약을 진행할 때 필요합니다. 경쟁입찰 계약이라면 비교견적서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입찰과정에서 각 업체마다 견적을 제출하게 되고 그걸 발주처가 비교해볼 수 있으니까요. 한편 수의계약이란 경쟁입찰이 아니라 발주처에서 임의로 수주처를 선택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것입니다. 즉, 경쟁입찰이 아니기 때문에 수주처와 계약상 정하는 대가금액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아닌지를 ‘임의로’ 판단하게끔 맡겨둘 수 없다는 뜻이지요.
경쟁입찰이란? 수주처, 즉 입찰의 참여자가 제작 기간, 견적, 단가, 계획서 등을 발주처에 제출하고 발주처는 이를 바탕으로 가장 유리한 조건의 입찰자를 선정하는 계약 방식.

비교견적서의 법령상 근거

공공기관 등에서 수의계약을 체결할 때는 금액의 합리적 타당성을 검토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요. 법령상으로도 원칙적으로 2인 이상으로부터 견적서를 받아야 한다고 정해놓고 있지요. 가장 대표적인 근거법령이 바로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30조(견적에 의한 가격결정 등) 제1항과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30조(수의계약대상자의 선정절차 등) 제1항입니다.
더불어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과 같은 경우 기획재정부령에 따라서 제정된 계약사무규칙을 따라야 하는데, 계약금액에 관한 내용은 반드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일정기간 동안 공개해야 합니다. 공공기관 등의 계약은 무엇보다 국고 세금에서 예산을 편성하여 집행하는 것이니만큼 계약의 기준이나 절차 등과 관련하여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고, 그러다보니 수의계약에 있어서도 계약 금액을 수주처가 마음대로 정한 것이 아니라 업계 실정에 따라서 합리적인 가격 범위 내에서 결정하였다는 근거가 필요합니다. 그 방법으로 원칙적으로 2인 이상의 견적서를 받으라고 하는 법령을 만든 것이죠.
비교견적서 자체는 법령상으로 근거가 있어서 마련된 것이기 때문에, 법령을 개정하지 않는 이상 비교견적서는 계속 존재하게 되겠지요.

현실은 ‘짬짜미’와 ‘담합’으로 이루어져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비교견적서를 작성하고 마련해야 하는 공공기관 등에서는 오히려 그 비교견적서를 수주처에서 ‘알아서’, ‘적당하게’ 마련해서 제출하라고 합니다. 수주처가 이 요청을 받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경우에는 공공기관 측에서 암암리에 ‘이렇게 하면 됩니다’라고 가이드를 주는 경우도 있어요. 타 업체의 견적서를 구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묻지 않을테니, 일단 제출은 하고 보라는 뜻이지요.
그러니 수주처들은 소위 말해 ‘짬짜미’를 해서 비교견적서를 가지고 옵니다. 어려운 말로는 ‘담합’이나 ‘카르텔’이라고도 하지요. 친한 업계 사람이 있으면 ‘이번에는 당신이 나의 비교견적서를 도와주고, 다음 번에는 내가 당신을 도와줄게’라고 하면서 상부상조의 인간관계로 풀어가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비정상적인 비교견적서 관행에 대해서는 옹골차게 거부한다는 수주처 대표가 있다면, 그 사람은 수주처 업계에서는 약간 이상하고 꼬장꼬장한 사람으로 치부될 수도 있습니다. 다들 잘못임을 알면서도 어쨌거나 따르는 관행인데 혼자서만 이를 문제삼으니 오히려 불편한 사람으로 취급받을 수 있어요. 그런 대표는 공공기관 등과 수의계약을 맺지 못하고 공개경쟁입찰(Open Bid)만 하거나 민간 사업체하고만 계약을 해야 할 수도 있는거죠.
무엇보다 남들도 다 하는 거니까 약간의 불의를 눈감고 적당히 넘어가면 일감도 딸 수 있고, 아직까지 비교견적서 제출했다가 크게 사달난 사례도 간혹가다가 뉴스에서 한 두 번 정도 봤을 뿐인데, 설마 우리가 체결하는 수의계약에서 문제가 생기겠냐 하는 안일한 마음도 들 수가 있는 겁니다.

잘못된 비교견적서, 법적 책임은 누가 어떻게 지나?

비교견적서 관행이 법적 문제로 불거진 사례를 살펴볼까요?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살펴보면, 감사원에서는 공공기관 등에서 허위로 작성된 비교견적서를 적발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부당공동행위 사업자로 통보한 사례가 있고요. 또 어떤 공공기관 등에서는 거래업체를 미리 선정해놓고 비교견적서를 만들어서 내라고 해서 국회의 감사과정에서 적발된 사례도 있기는 합니다. 심지어 어떤 업체는 그저 기존에 해오던 대로 비교견적서를 써서 냈는데, 하필이면 그 비교견적서 명의자로 특정된 업체가 이미 폐업한 사업체로서 실체가 없는 업체였던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가짜 비교견적서를 제출했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명백하니 문제가 심각해지겠지요.
비교견적서를 제출한 경우에 발생하는 법적 문제에 대한 책임은 주로 그 비교견적서를 제출한 수주처에게 있습니다. 수주처는 공공기관 등과의 수의계약 시 이행보증각서나 청렴이행각서를 작성하는데, 이는 계약을 절차적, 실체적으로 하자 없이 이행할 것을 약속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비교견적서로 인한 법적 문제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주로 서류를 제출한 수주처에게 먼저 돌아가게 됩니다. 이때는 민사, 형사, 행정 이를 것 없이 다양하게 동시다발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이를테면, 만약 다른 업체와 ‘짬짜미’를 해서 비교견적서를 제출한 상황이라면 부당공동행위 사업자로서 두 업체가 모두 법적 책임을 질 수도 있습니다.  「공정거래법」 에 따르면 부당한 공동행위란 사업자 또는 사업자 단체가 계약·협정·결의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든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실질적으로 가격경쟁을 제한하는 결정 등의 행위를 할 것을 합의하는 행위를 의미하고, 이는 법적으로 금지되고 있습니다.
한편 다른 업체와 ‘짬짜미’ 없이 무단으로 타업체의 견적서를 작성해서 제출한 것이 적발될 경우 사문서위조 및 동 행사죄가 적용될 수도 있어요. 경우에 따라서 실제로 금액까지 수령한 경우라면 사기죄가 검토될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 공공기관 등이 이 과정을 몰랐다면,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허위로 작성된 비교견적서를 바탕으로 공무집행을 한 것이니 해당 업체에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적용될 수도 있겠지요?
또한 행정적으로 어떤 불이익을 보게 되는지도 살펴볼게요. 우선 국가나 지자체의 보조금으로 집행되는 사건이라면  「보조금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서 법적책임을 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법적으로도 일정한 경우에는 공공기관 등과 계약을 하는 것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거니와, 이미 ‘사고친’ 업체에게 더 이상 발주하고자 하는 공공기관 등은 없겠지요.

부조리한 비교견적서 관행,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

핵심은 계약금액의 타당성을 확보할 객관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

한 가지 우리가 공감하고 인정하고 지지해야 할 가장 큰 대전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공공기관 등에서 수의계약을 체결할 때는 분명히 타당한 계약금액에 관한 기준선이 필요하다는 점이지요. 공적인 자금을 운용하여 예산을 편성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공적으로 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기준선은 분명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런 대전제 자체를 부정하면 건강한 논의 자체가 이루어지기 어려워요.
그럼 건전한 논의를 위해서 어떤 질문을 던져봐야 할까요?
첫 번째 질문은 반드시 비교견적서를 2개 이상 확보해야만 계약금액의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마련될 것이냐는 것이에요. 당연히 아닙니다. 비교견적서를 2개 이상 확보하여 계약금액이 타당한지 판단할 수도 있지만, 다른 방법이 마련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두 번째 질문은 디자인 산업계에서 비교견적서 제출을 하지 않더라도 그러한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할 다른 자료가 있는가입니다. 다행스럽게도 특히 디자인 산업계에서는 「산업디자인진흥법」에 따라서 한국디자인산업연합회가 주관기관으로서 개발한 “산업디자인 개발의 대가기준”이라는 공적인 대가기준이 마련되어 있어요.

비교견적서를 대체할 수 있는 “디자인 대가기준”의 활용

이 “대가기준”이란 산업 디자인의 세부 분야에서 개발단계(기획, 개발, 사후관리)에 따라 인력(품셈), 직접경비, 제경비 및 창작료 등을 고려해서 대가산정을 할 수 있는 기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정보는 디자인 대가기준 종합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대가기준”이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아 인지도가 높지는 않고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도 여럿 있기는 하겠으나, 중요한 것은 디자인 산업계에서 계약금액의 타당성을 확보할 객관적인 기준이 마련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수주처가 편법을 저지르도록 조장하는 비교견적서 제출 대신에 공공발주 부문에서는 이 “대가기준”을 쓰는 것이 더 낫지 않겠냐고 제안해볼 수 있는 것이죠.
「산업디자인진흥법」에서 “대가기준”을 공적인 기준으로 도입하기 위한 법률상 기준 또한 마련되어 있습니다.
「산업디자인진흥법」 제9조의2(산업디자인 개발의 대가기준 등)
①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이하 이 조에서 “국가기관등”이라 한다)은 산업디자인의 개발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산업디자인 개발의 품질 보장을 위하여 적정한 대가를 지급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②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국가기관등의 장이 제1항에 따라 적정한 대가를 지급하도록 하기 위하여 산업디자인 개발의 수행여건, 노임단가 등 대가기준 산정에 필요한 사항을 국가기관등에 제공하여야 한다.
③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제2항에 따른 대가기준 산정에 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국가기관등의 장에게 필요한 자료의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요청을 받은 국가기관등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협조하여야 한다.
④ 국가기관등의 장은 시설물의 제작ㆍ설치 등 산업디자인의 개발이 필요한 사업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산업디자인 개발에 대한 대가를 별도로 산정하여 계상할 수 있다.
⑤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제2항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문기관을 지정하여 위탁할 수 있다.
[본조신설 2014. 12. 30.]
이러한 법률상 기준이 유명무실한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국가계약법」 이나  「지방계약법」 을 비롯해 기획재정부령으로 제정된 계약사무규칙 등과의 관계성을 살펴서 연계될 수 있는 지점들을 개발해볼 수 있도록 논의를 시작해야 하면 어떨까요? 공공기관 등의 계약 문제는 주로 기획재정부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산업디자인진흥법」의 주관 부처는 산업통상자원부라는 점에서 정부 부처 간의 소통도 필요할 것입니다.
비교견적서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비교견적서 제도를 유지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유지해도 됩니다. 다만, 수주처가 알아서 비교견적서를 작성해 공공기관에 제출하게끔 하는 부조리한 관행을 지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비교견적서를 수집할 수 있는 적법한 시스템을 공공기관 등에서 마련하여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즉, 디자인 산업계와 같이, 산업계의 주요 협회에서 법령상 근거를 두고 계약금액의 타당성과 객관성을 제시할 수 있는 “대가기준”을 마련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그러한 “대가기준”에 따라 산정된 금액을 비교견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허용해주면 되는 것입니다. 더 이상 주먹구구 ‘짬짜미’하는 방식이 아니라, “디자인 대가기준 종합정보시스템”과 연계해서 발주처가 적정한 계약금액을 확인하거나, 수주처에서 이 대가기준을 근거로 자체적으로 비교견적을 발급받아 발주처에 제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비교견적서 제도의 개선을 위해서는 법령상 개정이 필요하므로, 디자인 산업계에서부터 이러한 문제제기가 꾸준하게 이어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런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비교견적서 제도의 부조리함과 디자인 대가기준 시스템의 도입에 대한 디자인 산업계 종사자들의 인지가 선행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디자인 대가기준 제도가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은 초창기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도 있을 것인데요. 이 부분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사안에도 적합한 시스템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산업계 종사자들이 해당 제도에 관심을 기울여보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산업계의 뜻을 모아서 산업계와 정부의 유관 부처에서 변화를 위한 의논을 시작할 수 있길 바랍니다. 모두에게 좀 더 나은 거래환경을 만들어가기 위한 문은 열려있습니다.
서유경 변호사
예술과 디자인을 전공한 변호사 겸 변리사.
예술과 기술 그리고 기업과 관련된 법률문제를 연구하며, 광화문에서 법률사무소 아티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르테코 리걸에서 아트, 콘텐츠, 디자인, 테크, 컴퍼니, 에코 분야의 리걸 인터뷰등의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팀 법딱뚝딱
기획·운영: 김소미 · 안지경 · 우유니 · 위예진 · 정유미 · 함경주
웹진 편집: 위예진
웹진 관리: 우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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